믹스커피를 끊었다. 의학적 소견 없는 믹스커피와 건강

나는 믹스커피를 좋아했다. 간편하게 마실 수 있고, 달달하고 입이 심심할때 한잔씩 마시면 참 좋았더랬다. 물론 항상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다

믹스커피를 끊었다 썸네일 이미지


믹스커피로 버티던 시절

대학 다니던 시절 믹스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한모금만 마셔도 설사를 하던 때도 있었으니,

아 뭐. 그 당시에는 그럴 수 밖에 없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학을 다녀서 늘 졸음과 싸워야 했다 그땐 기계가공을 하는 생산직 업무를 했는데 오전 근무 마치고 야간에 대학을 다녔었다. 

당시 너무 졸려서 커피를 하루 8잔 이상 마셨던거 같다. 

하루 일과가 6시 출근 3시30분 퇴근이지만 오후근무자랑 인수인계 하면 4시 수업시작은 5시였는데 저녁은 못먹고 공강없이 10시까지 수업 후 회사 기숙사 도착, 대충 씻고 야간근무자 식사때 꼽사리 껴서 같이 밥먹고, 새벽 3시까지 레포트 작성, 6시 출근이라 5시30분 기상

이런 살인같은 일정으로 늘 잠이 부족했고, 늘 입에 믹스커피를 달고 살다 결국 위염으로 강제로 1년간 믹스커피를 끊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믹스커피가 치명적 이었다기 보다는 너무 졸린나머지 식사시간에 밥 대신 잠을 택하고 빈속에 믹스커피를 마신것 때문에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습관 아니면 중독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다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믹스커피는 습관적으로 마시는 일과 중 하나가 되었다. 특히나 나는 담배도 안피우기 때문에 남들 담배 피우며 쉬러 나갈 때 내손엔 믹스커피 한잔이 들려 있었다.

식 후엔 당연히 믹스커피였고.. 그렇게 하루 3~4잔 정도를 꾸준히 마셨던 것 같다.

그렇게 30대 중반이 되면서 서서히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뭐 그래도 밥 먹을때만 좀 도드라져 보이는 거지 옷을 살짝 넉넉하게 입으면 잘 모를 정도였다.

나는 리즈시절(?) 남자 치고는 얇은 28인치 정도의 허리를 30대 초중반 까지 변함없이 유지 했었는데 그 분기점을 넘은것이 30대 중반정도 였던것 같다. 그러면서 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옆구리까지 부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인생의 정점을 찍은 몸무게에 믹스를 끊었다.

아 물론 그래봤자 남들이 욕할 70kg의 체중 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30중반까지 59~61kg 사이의 체중을 변함없이 유지했던 나에게는 스트레스였다. 


특히나 다른 부위는 크게 변하지 않은것 같은데 불어난 체중이 모두 배에 몰렸는지 가느다란 팔다리에 배만 유독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미리 사두었던 28인치 바지들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으며, 친구 아버님 장례식에 가려고 오랫만에 꺼낸 양복도 하나도 맞질 않았다.


믹스 커피를 끊다.

믹스커피를 끊고 첫 일주일은 정말 미치는줄 알았다. 밥만 먹으면 자동으로 뇌가 믹스커피를 마시라고 신호를 보낸다. 손님이 없는 잠깐의 공백시간에 믹스커피를 마시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때마다 맛 대가리 없는 블랙 가루 커피를 타 마셨다. 사실 나는 커피를 즐겼다기 보다 그 믹스커피 특유의 달달한 맛을 즐겼다. 카페에 가도 아메리카노 커피는 안마시고 카라멜 마끼야또 같은 달달한 커피플 좋아했다.

그렇게 괴로웠던 일주일을 보내고 나니 이제 조금 수월하게 견딜 수 있었다.
그래도 한 달은 믹스 커피 생각이 나더라.

그리고 한가지 더 기왕 믹스커피를 끊는김에 당도 끊어보자 결심했다. 원래 군것질을 좋아했는데 군것질마저 끊었다.


지금은 특별히 믹스커피가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믹스커피를 끊은지 두달만에 체중이 2kg 감량이 되었다. 특히나 뱃살이 확 줄었다. 손으로 잡았을때 잡히는 뱃가죽이 절반으로 줄어든 느낌이다.

실제로 못입던 바지들이 들어간다.

단지 믹스커피를 끊은것 뿐인데, 몸이 한결 가볍다.


아무 생각없이 먹고 즐겨도 문제가 없던 몸이, 이제는 관리좀 하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 가는구나. 세월이 흘러 가는구나.


지금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내 앞에는 맛 대가리 없는 블랙 가루커피 한잔이 놓여있다.

8 댓글

  1.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도 대표적인 믹스커피 한 박스가 놓여 있어요. 거의 저만 마시는데... 이 글을 읽고 저도 믹스커피를 끊어야겠다는 마음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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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까지 대략 3kg 가량 감량이 된거 같아요, 특히 배살이 안좋다는데, 배부터 들어가니 신기하더군요,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믹스커피를 끊고 체중 감량이 되었다는 이야기들을 공통적으로 하십니다.

      근데 정말 첫 1~2주는 고통이었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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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국 사람들 커피 중독된 상황인 것 같아요. 길거리에 커피전문점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커피 저도 끊어야겠어요. 이제 한국 고유의 차를 마셔볼 생각이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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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그래서 요즘 녹차를 많이 마시고 있습니다.ㅎ 아마 이대로면 100년뒤에는 커피가 한국 고유의 차라고 말할 지경 인것 같긴 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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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믹스커피 맛있는데.. 끊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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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맛있죠 ㅎㅎ 끊느라 고생했습니다. 한 한달정도 견디면 괜찮아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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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는 아직도 끊지 못했어요.
    끊으면 금단증세인지 두통이 심해서 하루 10개는 넘게 먹어요.
    몸이 가벼워진다고 하니 저도 줄이면서 끊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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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두통은 못참죠 ;; 근데 복부 지방도 만만치 않게 안 좋은 거라 일단 전 복부 지방이 빠져서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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